국민 눈건강 심각한 위협 초래할 수 있어

5만 안경사 하나 되어 위기 극복해야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19일 법제처를 통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입법 예고를 공시했다. 내용으로는 도수 수경과 양쪽 렌즈의 도수가 같고 그 도수가 3.0디옵터 이하인 단초점 근용안경(돋보기안경)의 온라인 판매에 관한 것이다.

규제 개혁, 구매 방법 확대, 소비자 편의를 빌미로 근용안경과 도수 수경의 온라인 판매 허용을 추진하려 하는 정부 방침의 맹점과 동시에 국민 눈건강을 위협하는 개정안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자.

온라인 판매 허용, 안경업계 고유 영역 침범하는 행위

2019년의 안경계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바로 「의료기사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근용안경과 도수 수경 온라인 판매 법안」 때문이었다. 근용안경과 도수 수경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진행된 개정안은 법안 폐기를 위한 협회의 혼신을 다한 노력과 5만여 안경사가 힘을 모은 결과 19년 11월 28일 진행된 마지막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상정되지 않으며 12월 10일 자동 폐기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근용안경과 도수 수경은 현재 법안을 기준으로 안경원에서 안경사에 의해서만 판매가 가능하다. 이는 의료기기이며 눈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인데, 두 품목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다면 국민 눈건강의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 국민 대다수가 위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어떠한 자격도 갖춰지지 않은 온라인 판매업자가 단순 수익을 목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저품질의 제품을 유통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부작용은 어느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것이다. 안경원의 정밀한 검안과 상담을 통해 구입이 이뤄지는 현재의 상황과 달리 인터넷에서 단순 클릭만으로 구입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보일 것이 자명하다. 소비자가 자신의 시력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더라도 시야의 넓이, 시공간 지각의 변화, 상의 왜곡, 망막 상의 확대 등의 물리적, 광학적 이유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매 방법 확대와 소비자 편의를 이유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안경업계의 전문성을 침해하고 국민 대다수를 안전장비 없이 물가에 내놓는 것과 다름없다.

근용안경과 도수 수경은 거대 온라인 업자들의 시장논리에 해당될 수 없는 품목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기에 협회는 작년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청와대,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 등에 진정서를 전달하고,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해 정부 부처 담당자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펼치며 법안의 개정을 온몸으로 막았다. 특히 긴급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개정안 반대와 관련된 입장을 표명하고, 대국민 반대서명 운동, 국회의원 면담, 언론 홍보 등 다각적인 활동으로 힘을 더했다.

그 결과 개정안의 부당성에 동의하는 여론이 늘어나고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등 결국 개정안은 자동폐기가 되었다.

하지만 협회는 이에 안주하지 않는 동시에 이와 같은 시도가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판단, 이후에도 계속하여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라인 판매 허용과 관련된 사안들을 면밀히 살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민 눈건강이 우선, 현행 기조 유지 돼야

근용안경, 도수 수경뿐만 아니라 콘택트렌즈 등 안경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온라인 판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일반 소비재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의료기기로 잘못 사용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되며 ‘편리성’ 때문에 국민의 눈건강을 인질로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온라인 판매 허용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럴 때일수록 5만여 안경사는 작년의 모습과 같이 다시 힘을 모아 단합된 자세로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