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노력과 소비자 인식 개선 절실

기능성 렌즈의 수요가 급증하며 불황으로 정체된 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청광 및 근적외선, 드라이브, 변색 등의 분야를 볼 때 안경원 체감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기능성 시장은 향후로도 업계의 지속적인 성장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진 분야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노안인구 대비 미진한 성장률로 아직까지 일선 안경원의 기대치를 크게 충족시켜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안경시장의 누진구매율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기능성 시장의 꾸준한 성장과 노안인구의 증가 속에서도 누진 시장의 성장이 더딘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업계 성장의 터닝 포인트 누진렌즈, 그러나…

사실 누진 시장이 업계의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 여지는 충분히 높다. 2020년 기준 누진 수요층이라 볼 수 있는 40대 이상의 인구비율이 약 55%을 넘긴 상태이며 기대 수명 또한 84세로 늘어 한국 사회의 노령화는 점차 가속도가 붙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디지털 기기 사용률이 늘어나며 젊은 노안이 증가함에 따라 실제 누진 수요층 또한 30대까지 낮아져 시장 범위는 향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렌즈시장의 누진 점유율은 현저하게 낮은 상황이다. 2019년도 기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등지에선 50~70%의 점유율을 보이며 미국의 경우 38%의 점유률을 보이지만 국내의 경우 11% 정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 니즈는 분명히 존재하나 수요는 좀처럼 증가하지 않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인식부재와 유통질서 문란, 전문성 미비 등이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소비자 인식부재의 경우 누진렌즈의 기능에 대한 불신과 부적응에 대한 두려움, 나이 든 사람만 사용한다는 고정관념 및 가격이 비싸다는 편견 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각에서 일어나는 유통질서 문란 행위가 이러한 소비자의 인식부재에 부채질함은 물론, 기존 수요층까지 이탈 시키고 있어 더 큰 문제로 언급된다. 불법 거짓·과장 광고를 내세우는 일부 안경원들로 인해 누진 시장의 적정 가격대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전문성이 결여된 채 저질의 제품을 가격논리로만 유통 시키는 행태로 소비자로 하여금 누진렌즈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노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근용안경 또한 시장을 축소시키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지적들이 단지 누진시장 축소로만 그칠 뿐만 아니라 국민안보건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노안인구와 이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지만 정작 누진렌즈에 대한 소비자 진입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국 전체 국민안보건의 질적 하락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안정적 성장과 국민안보건 향상을 위해선 소비자 인식전환과 유통질서 확립, 안경사의 전문역량 강화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문제다.

산학연의 유기적인 역할이 중요

그렇다면 소비자 인식전환과 유통질서 확립, 안경사의 전문역량 강화는 어떻게 이뤄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산학연 차원에서의 각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우선 산업체를 중심으로는 소비자 니즈에 부합되는 제품개발과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노력, 소비자의 누진렌즈에 대한 인식 변혁을 일굴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소비자 입장에서 누진렌즈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주된 이유는 부적응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스러운 가격 진입대를 들 수 있다. 소비자 컴플레인을 최소화 하는 제품 개발에 집중함은 물론, 저질의 제품 유통을 사전에 막고 유통질서 확립을 이뤄 불필요한 가격경쟁 유발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다. 특히 일부 유통업체와 체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저품질의 저가제품 유통은 누진 가격 진입대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야기 시킨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다. 이는 마케팅 분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캠페인 강화와 유통 판매 건전화, 체험형 이벤트를 통한 소비자의 접근성 확보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계와 협회에서도 안경사의 전문성 확립과 시장의 변혁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학계 차원에서는 노안에 대한 다양한 학술연구 및 임상데이터 축적을 통해 일선 안경사의 전문성 확립에 기여함은 물론, 노안 시장 연구를 비롯해 노안 관련 사회학적 연구를 확대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산학계의 역할과 연계해 협회의 역할은 그 이상으로 더욱 중요하다. 안경사의 전문성 향상과 시장의 유통질서 확립, 소비자 인식전환 등 다방면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협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인식전환을 위한 홍보캠페인과 더불어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 나감은 물론, 안경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현재 협회는 다양한 방면을 통해 누진렌즈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으며 노안수술의 위험성 안내와 노안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홍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또한 법무팀을 중심으로 불법 거짓·과장 광고를 진행하는 안경원에 대한 단속 및 노점과 온라인 등지에서의 불법 근용안경 판매 고발 등을 통해 업계건전화에 주력함은 물론, 지속적인 산학계와의 스킨십으로 안경사 교육의 질적 향상 도모 및 업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누진렌즈에 대한 소비자 인식확립의 대국민홍보를 계획하고 있어 그 효과가 기대되는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산학연의 유기적인 역할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일선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안경사의 전문성 확립을 위한 노력이다.

안경사의 전문성 확대 다각도로 이뤄져야

사실 안경사의 전문성 확립은 누진시장 확대를 위해 가장 근본적이며 중요한 문제라 볼 수 있다. 애초에 노안시장은 특화된 검안 지식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 오랜 임상 역량을 갖춘 안경사가 필수적인 분야다. 누진렌즈는 착용자의 시력과 적응도, 시생활 패턴 등 다양한 요건이 고려되어야 하며 이에 적합한 설계방식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각 제품별 특징과 임상 사례에 대한 전문성 함양 노력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작금의 안경사의 역할은 소비자의 포괄적인 시생활 라이프 케어까지 고려되어야 할 영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노안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까지 낮아지고 있으며, 12세~18세 사이의 청소년층의 근시비율은 매우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를 볼 때 이제 노안은 단순히 노화로 인해 겪는 신체 현상이 아닌 스마트폰의 대중화 등 디지털 라이프로 인해 발생되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여기서부터 안경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은 단순히 굴절검사와 안경조제 가공 업무를 넘어 변화된 시생활에 발맞춘 아이케어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노안 예방 및 시생활 향상을 위한 전문 컨설팅은 물론, 시기능 검사와 시기능 이상 처방, 시기능 훈련 등 업무영역을 확장해 토털 아이케어 전문가로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현재 노안 시장의 니즈는 단순히 굴절 처방과 렌즈 가공 이상의 전문성을 확보할 때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차별화된 전문성을 구축하는 노력이 모두에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1조 누진 시장은 향후 업계 성패의 갈림길

장기화된 업계의 경기 침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 1조 규모로 추정되는 누진시장은 향후 업계 성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터닝포인트라 볼 수 있다. 더욱이 고령화시대를 맞이해 노안인구의 꾸준한 증가로 향후 시장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공산품인 프레임을 비롯해 선글라스 등 외부업계의 안경산업 침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누진 시장은 안경사만의 독자 영역으로 철옹성과 같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척하고 발전시켜 나가야할 분야다. 실제 지난 해 정부의 근용안경 온라인 판매 규제 허용에 관한 입법의지가 국민안보건의 중대한 위협이라는 여론에 꺾이며 이제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도 노안 시장이 안경사만의 독자적인 전문영역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물론 소비자 인식부재, 유통질서 문란, 전문성 미비 등의 문제로 아직 안경시장의 누진 점유율은 11%에 머물고 있는 형국이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위의 문제들이 개선됨에 따라 높은 성장치를 보일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를 주지하고 협회와 산학계 그리고 일선 안경사 모두의 힘을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