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원-업체 간 상도의 중요해

현재 안경업계는 경기불황에 코로나19,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등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업계인 모두 동료의식을 가지고 하나로 똘똘 뭉쳐 어려움을 극복해내야 하지만 상황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도매와 소매가 공생하며 업계의 투명한 유통질서를 세우고, 함께 파이를 키워가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협회 역시 안경업계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상생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동료의식 필수… 건강한 업계문화 확립해야

업체와 안경원은 지난 수십 년 간 상생으로 동반성장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해야 하는 공생관계다. 업체의 제1 고객은 소비자가 아닌 안경원으로, 업체의 성장배경에는 필연적으로 안경원이 존재한다. 특히 콘택트렌즈 시장의 성장은 안경원의 역할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콘택트렌즈는 공급가 차별과 우회 납품, 일부 글로벌 업체의 국제시장에서의 가격 격차 등의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어왔다.

특히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지닌 한 글로벌 콘택트렌즈 업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해당 업체는 현재 경영 방침이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반품·교환제도와 과도한 할인율 차등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대리점 및 도매 판매업체가 아닌 본사를 통한 구매제품에 대해서까지 반품·교환이 불가한 지나치게 경직된 경영 방침은 일선 안경원의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안경체인 또한 마찬가지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안경원 세 곳 중 한 곳이 체인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매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커지는 몸집에 비해 체인 본부의 상생의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불공정 계약은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이며, 제품 밀어내기, 리모델링 강요, 상권보호 위반 등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할당된 제품 판매량은 반드시 채워야 하며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요구에도 응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실제 모 체인의 한 가맹 안경원은 판매 압박 때문에 할인행사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으며, 무리한 과장홍보를 펼쳐 기사화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기휴무제나 근무시간 단축 등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비협조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일부 저가 체인들은 거짓·과장 불법광고를 전면에 내세우며 업계 질서와 소비자 신뢰를 망가뜨리는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물론 업체 뿐만 아니라 안경사 스스로의 자정도 필요하다. ‘원가’와 ‘폐업’을 마케팅으로 내세우며 타 안경원을 비방하는 것이 업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경쟁을 하더라도 선은 지키고, 공동의 사안에 대해서는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의 한 안경사는 “할인을 하지 않고 정가로 받는 것을 마치 비싸게 받는 것처럼 왜곡시키곤 한다. 세일을 하는 건 좋지만 다른 안경원을 폄하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경기의 한 안경사 또한 “안경원 중 ‘누진다초점 50% 세일’을 내걸고 50만원가 제품을 25만원에 판매한다고 홍보하는 곳들이 있다. 하지만 실상은 30만원짜리 제품이다. 절대 이런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서울의 안경사 역시 “세일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정도를 넘어서고 동료 안경사들을 깎아내리는 행위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내부 분란은 곧 업계 하락으로 이어져

위와 같은 업계 내부의 문제로 야기되는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소비자의 불신이다. 안경업계는 오랫동안 ‘비싸게 팔아 많이 남겨먹는다’는 유언비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콘택트렌즈 판매가에 대한 불신이 크다. 근래 콘택트렌즈 구입경로로 급부상한 해외직구도 그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인터넷에서 ‘해외직구로 평소보다 반값에 콘택트렌즈를 구매했다’는 후기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콘택트렌즈 가격 논란이 지속되다보니 안경원을 향한 국민의 인식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내부 사정을 알 리 없는 소비자들은 안경원이 부당한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판단해 불신하게 되고, 결국 업계 전체의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곧 업계 전체의 파이와도 직결된다. 일례로, 안경원이 아닌 해외직구가 콘택트렌즈의 주 구입채널로 등극하게 된다면 피해를 보는 것은 안경원에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안경원과 함께 성장한 업체들의 배타적인 유통정책은 업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은 물론, 국민 안보건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때문에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도매와 소매, 또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는 안경시장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들이 상호 파트너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할 때 안경업계가 발전한다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안경산업의 핵심은 바로 안경원이다. 안경원의 성장이 없다면 업체의 성장도 없기에 안경원을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옳은 순서일 것이다.

의식 전환 필요해

가장 먼저 ‘상생’을 최우선 기조로 삼고,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상도의를 저해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안경사를 배제하거나 불합리한 시스템을 강요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특히 시장 혼란의 중심에 있는 콘택트렌즈 업체의 협조가 필수다. 적정한 공급가와 원활한 반품·교환 정책을 유지하고,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정책을 펼치며 투명한 유통질서를 세워야 한다.

관련해서 협회는 최근 앞선 콘택트렌즈사에 공문을 보내 현재 일선 안경원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상호 간의 공생관계를 짚으며, 부당한 반품·교환 제도 및 할인율 차등적용이 개선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안경원들의 고통의 목소리가 회사 경영방침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성의 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안경계 전체의 발전과 상생을 위한 노력에 협조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는 일회성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화로 현 상황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협회 법무팀 역시 해당 이슈와 관련된 불법행위를 전방위적으로 관리·감독하며 현안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안경사들 또한 우선 전문성 강화에 힘쓰고, 법정 보수교육과 면허신고, 콘택트렌즈 판매 시 고지 의무 등 국가공인 보건의료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국민의 시생활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여기에 더해 무분별한 불법광고를 내세운 출혈경쟁을 없애는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안경사의 업권을 수호하고 업계도 성장할 수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안경사들의 협조가 없다면 업계의 제 살 깎아먹기 문제는 쉽게 개선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유통질서와 상도의가 자리 잡는 것 또한 기약하기 어렵다. 협회는 안경계 등을 통해 불법광고를 지양하고 근무환경 개선에 힘쓰는 등 건강한 업계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모범이 되는 안경원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심사를 거쳐 매년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이들처럼 안보건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가치를 창출한다면 스스로의 가치를 깎지 않아도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우리 업계는 렌즈시장 확대부터 근무환경 개선, 기술료 청구 등 함께 노력해야 할 이슈들이 산재해 있다. 이런 때 동반자가 아닌 갑-을 혹은 경쟁자 의식을 가진다면 이는 결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경사, 업체 모두 당장 눈앞의 이익을 탐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상생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상생만이 어그러진 업계 질서를 바로잡고, 업계인들 모두가 윈-윈하며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관련해서 김종석 협회장은 “안경계에 올바른 유통질서와 상도의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일선 안경사들의 자정은 물론, 무엇보다 업체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상생만이 어려워진 업계상황을 타파하고 모두가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법”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올바른 유통문화 확립이 선행돼야 건강한 업계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