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父子)안경사의 백년가게

거리를 가득채운 많은 가게들 중에서 개개인 마다 좋은 경험을 통해 특별한 기억을 갖고 있는 곳들이 더러 있다. 특별한 기억은 다시 그곳을 찾게 하고, 나아가 그곳을 주변에 알리기까지 한다. 여러 사람들의 좋은 기억과 감정들이 쌓여 그곳은 많은 이들에게 보다 특별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제일안경원이 바로 이런 곳들 중에 한곳이다. 더욱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선정한 ‘백년가게’ 71곳 중 한곳으로 제일안경원이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공식적인 인증이 이뤄지게 됐다. 전국의 수많은 곳들을 뒤로하고 이토록 영광스런 ‘백년가게’로 선정된 제일안경원의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해 오광수 안경사를 만났다.

안경사의 본분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제일안경원에 방문해 제일 눈에 띈 것은 SINCE 1989였다. 오광수 안경사는 업력 30년이 넘는 프로 안경사로 제일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다. 엄청난 경력을 자랑하는 오 안경사지만 사회생활의 첫 시작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운영하던 안경원에 방문했고 안경을 맞추고 흡족하게 돌아가는 고객들을 보며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안경계에 발을 들였고 지금의 제일안경원이 시작됐다.

오광수 안경사가 운영하는 제일안경원은 유달리 단골이 많다. 71번 안경원을 찾은 고객부터 전국 각지에서 거리와는 상관없이 찾아오는 고객까지 다양했다. 고객들이 제일안경원을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해 물었다. 오광수 안경사는 안경사의 본분을 다한 것 밖에는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안경사가 행해야할 것은 체계적인 굴절검사를 통해 고객에게 적절한 안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똑같은 도수여도 고객의 직업이나 상황에 따라 다른 렌즈가 적용되기도 하고 아예 다른 안경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중에 가장 중요시 되는 부분은 착용하는 사람의 편안함과 만족감이라고 말한다. 눈을 대신하는 안경이기 때문에 안경사의 전문성과 기술력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가격만을 내세우는 것은 안경사가 아닌 판매자로서의 태도라고도 덧붙였다. 안경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장인정신의 자세로 수익을 적게 남기는 한이 있더라도 고객에게는 최고 품질의 안경을 제공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오광수 안경사의 진정성은 많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감과 다시 찾고 싶은 안경원으로 인식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그의 헌신과 노력이 더해지며 고객 추천 ‘백년가게’로 선정되게 된 것이다. ‘백년가게’의 선정은 고객의 추천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추후 까다로운 심사까지 모두 통과해야만 주어지는 타이틀로 명성을 공인받게 됐다.

제일안경원의 명성을 이어가다

30년간 이어져 온 제일안경원은 백년을 내다보며 차츰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심에 있는 오동욱 안경사는 오광수 안경사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유년시절부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그 역시 훌륭한 안경사를 꿈꿨고, 이제는 어엿한 안경사가 되어 아버지의 옆을 지키고 있다. 오동욱 안경사의 가세는 제일안경원에 젊음을 불어넣었다. 오동욱 안경사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것. 이로 인해 고객들은 원하는 시간대에 다른 손님의 방해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안경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마저도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안경을 맞추기 위한 ‘집중’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안경에 대한 아버지의 장인정신을 이어가면서 요즘 시대의 시스템을 접목시킨 신구조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시스템은 오동욱 안경사와 곧 신부가 될 이연지 안경사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둘은 곧 부부안경사가 되어 제일안경원의 발전을 가속시킬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가 이뤄진 후 아버지인 오광수 안경사 대신 오동욱 안경사를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 오광수 안경사가 서운한 마음을 내비추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 경쟁자가 생겨 서로 더욱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고도 말했다.

오동욱 안경사는 앞으로도 제일안경원의 철학과 명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젊은 감각을 조화롭게 접목시켜 고객들에게 최고의 안경과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일안경원의 성공 비결은 바로 안경사의 본분을 철저히 지킨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가격을 앞세운 현수막 하나 없는 청정 안경원인 동시에 오후 8시 30분에 폐원하며 근로환경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는 모습은 안경계에 귀감이 될 만하다.

진정한 안경사의 모습이 점차 희미해지는 지금, 안경사로서 최선을 다하는 부자(父子)의 노력과 실천하는 행동이 이 희미함을 더욱더 진하게 만들기를 소망해본다.

제일안경원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이로 14 선부제일종합시장 1층 1130호(선부동)

031-411-8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