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걷는 동료… 소통하고 상생해야

“회원의 고충 해결해주는 것이 분회장의 역할이죠”

최근 한 안경사 커뮤니티에는 분회 차원에서 부직포 여과장치 설치와 신고를 완료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부직포 공장 의뢰부터 설치 및 AS, 신고까지 모두 발로 뛰며 주도한 한 사람의 역할이 컸다. 경기도 오산 분회장인 윤태정 안경사를 만나보았다.

부직포 설치·신고 과정에서 신뢰 얻고 회원 참여율 높아져

올해 1월 물환경보전법이 시행되며 폐수 여과 방안에 대한 일선 안경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그러나 오산분회는 지난 2월 말에 이미 신고까지 완료하고 걱정을 내려놓은 상태다. 유예기간이던 작년부터 자신이 총괄해 일을 진행하겠다고 생각한 윤태정 안경사는 1월에 해당 법이 시행되고 윤곽이 드러나자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부직포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던 만큼 공장 방문부터 시작해야 했다. 직접 부직포 공장에 찾아가 제품을 의뢰하고, 3가지 사이즈를 주문해 테스트를 거친 후 가장 적절하다 판단한 사과박스형 부직포를 최종 선택했다. 물통에 배관을 조립하는 일 역시 수 차례의 테스트가 필요했다. 완성품은 분회 내 안경원을 일일이 돌며 직접 설치까지 마쳤다. 뿐만 아니라, 분회원 모두의 기타 수질오염원 설치관리 신고서를 모아 시청 환경과에 일괄적으로 제출했다. 개별적으로 접수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한꺼번에 제출하는 것이 분회원들의 혼란을 줄이고, 분회원과 지자체 양쪽 모두에게 수월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서류 접수부터 실사, 신고까지 모든 일이 막힘없이 진행됐다. 그 덕에 현재 오산 내 모든 안경원이 물환경보전법 관련 설치부터 신고까지 완벽히 마친 상태다. 관련해 윤 안경사는 “아무래도 처음 시행되는 법이다보니 기준이 없고 담당 공무원의 요구사항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협회 신고양식에 맞춰 진행하면 될 뿐 다른 부가사항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실전 노하우를 전했다.

진행과정에서 당연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참고할 데이터가 없다보니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한 안경원 당 평균 3~4번을 방문해야 했고,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한 달 반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아무리 분회장이라 해도 보통의 열정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윤 안경사는 관련 비용을 단 1원도 더함 없이 모두 공급가로 처리했다. 그는 “이문을 남기려고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다 같이 살자고 하는 일”이라며 상생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회원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해결해줘야 분회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회들도 동참해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렸는데 이후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바람은 다른 분회는 물론 시도안경사회까지 이런 움직임이 널리 퍼져나가는 것이다. 실제 오산분회의 소식을 접하고 도내 인근 분회는 물론, 타 지역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 역시 자신이 가진 정보를 성심껏 적극 공유하며 돕고 있다.

오산분회,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통하다

비단 부직포 이슈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오산분회는 남다른 끈끈한 정을 자랑한다. 십여 년 전, 우연찮게 당시 분회장님 옆에서 고기를 먹다가 총무를 하게 됐다(?)는 윤 안경사는 총무 6년, 분회장 4년을 하며 지역 내 마당발로 잔뼈가 굵었다. 한두 달에 한번 씩은 꼬박꼬박 지역 내 안경원에 방문해 안부인사를 나누고, 궂은일은 먼저 나서서 처리하다보니 분회원들과의 사이가 돈독해질 수밖에 없었다. 분회원이 특정 제품을 수소문하면 분회는 물론 인근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 찾아주기도 한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꾸준히 만나고 문제가 생기면 발 벗고 나서서 처리해주다보니 자연스레 소통 강화로 이어졌으며, 총회 등 분회 행사가 있을 때도 80% 전후의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윤 안경사는 “안경사 네트워킹의 중심은 분회일 것”이라며, “회원에게 혜택을! 점주에게 마진을! 안경사를 따듯한 분회의 품으로!”가 슬로건이라며 웃었다.

윤태정 안경사는 이번 일을 진행하며 분회가 회원과 함께하는 곳임을 알리고, 동료의식을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실제 미가입 안경사로부터 협회 가입 및 분회 업무를 추진할 때 함께할 것을 약속받기도 했다. 윤 안경사는 “이번 물환경보전법 이슈를 분회나 시도안경사회에서 나서서 활동해주시면 회원들이 협회를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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