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 보다는 안보건 전문가 돼야

“이익보다는 고객만족이 우선… 고객의 신뢰 확보 중요해”

서울 석관동에는 18년 동안 지역주민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안경원이 있다. 콘택트렌즈를 구입하는 젊은 층부터 누진다초점안경을 구입하는 중·장년층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렌즈미 석계역점이다.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안보건 전문가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심희준 안경사를 만나보았다.

시생활 향상 돕는 전문가로서의 마인드 갖춰야

심희준 안경사가 안경원을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안보건 전문가로서의 마음가짐이다. 그는 “고객을 응대할 때 ‘이 제품을 팔아야지’라는 마음으로 대하면 안 된다. 고객은 앞이 잘 안 보이니 답답해서 도와달라고 방문한 것이다. 먼저 그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며, “마진을 우선시하기 보다는 고객의 눈에 최적화되고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판매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고객의 불편을 해소시키고 시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안경사의 기본 덕목이자 필수사항이지만, 판매 자체에 급급하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그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금까지 안경원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덧붙여 그는 설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고객이 묻는 질문에만 답하는 수동적인 응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전문가의 꼼꼼한 설명은 고객의 무한신뢰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실제 심 안경사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프로세스로 고객을 응대한다. 먼저 고객이 그간 느꼈던 불편함의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현재의 눈 상태를 분석했을 때 해당 제품을 추천하며, 그 제품을 착용함으로써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또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을 충분히 설명해주며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렌즈미 석계역점이 누진다초점렌즈 클레임이 거의 없는 이유이자 18년 동안 변함없이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그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눈에 대해 훤히 알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이런 절차가 별 게 아니라 여길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안경사에 대한 고객의 믿음이 두터워질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강한 안경업계를 위해

현재 렌즈미 석계역점의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오후 10시까지 오픈하며 12시간을 꽉 채워 근무했지만, 근무시간 조정의 필요성을 느끼며 폐원시간을 30분 앞당기는 변화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마음이 불편했다던 그는 막상 30분 단축을 시행하자 우려와 달리 매출 하락과 같은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차츰 고객들이 변경된 운영시간을 인지하고, 다른 안경원을 가는 게 아니라 다음날 방문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심 안경사는 “그간 당연히 10시까지 있어야 되는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지금은 자연스레 9시 30분까지만 일하는 것으로 인식이 됐다”며 “조만간 30분을 더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법광고물 없는 클린안경원을 위한 행보도 현재진행형이다. 실제 안경원에는 ‘OO% 세일’을 외치는 광고물은 찾아볼 수 없다. 심 안경사는 “세일 광고를 부착하는 것은 외려 고객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그보다는 고객 한분 한분께 최대한 신경을 써서 믿음을 얻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신뢰 확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흔들림 없이 묵묵히 최선 다할 것

어느덧 경력 26년차에 들어선 심희준 안경사. 그 역시 일을 시작한 이래 수많은 난관을 겪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열심히 일하면 어느 정도의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업계 내외부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또한 자신을 찾는 고객들로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며 미래를 계획했던 때도 있었지만, 안경원 폐업을 고려할 만큼 큰 고충을 겪기도 했다. 업계에 안타까운 점도 많다. 일부 몰지각한 안경사들에 의해 시장이 교란되고, 시력교정술에 이어 노안수술까지 등장하며 안경사의 입지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물론, 안경사만이 할 수 있는 전문기술이 공짜 서비스로 취급되는 상황이 못내 아쉽다고.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업계가 침체된 것도 큰 문제다.

그러나 심 안경사는 그때마다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중심을 잡고자 노력한다. 그는 “안경사 일을 시작한 이래 경기가 좋은 때는 없었고,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항상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버티다 보면 다 지나가고 어느 순간 괜찮아지는 때가 온다. 그저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만족시킬 것인가 그것만 생각하면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업계의 건강한 발전을 바라는 심희준 안경사. 그의 신념이 전국의 안경원으로 퍼져나가 안경사 모두가 자긍심을 가지고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진정한 안보건 전문가가 되길 기대해본다.

렌즈미 석계역점 서울 성북구 한천로78길 68 / 02-962-8766